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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누리에 창단 20년] 세 명의 연출가 세 편의 연극으로 릴레이 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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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공연예술 분야, 상대적으로 더 척박한 부산. 연극을 하겠다는 청년들이 하나둘 타 지역으로 떠나는 게 안타까워 덜컥 극단을 만들었다. 빚지기 전까지만 해보자며 버텼더니, 강산이 두 번이나 변했다. 올해로 창단 20주년을 맞은 부산 극단 '누리에' 이야기다.

성년이 된 누리에가 자축의 의미를 담은 기획 공연을 마련했다. 초대부터 현재까지, 연출가 3명의 작품을 차례로 선보이는 '누리에 연출가전'이다. 시작은 현 강성우 연출(3대)이 맡는다. 20년 전 창단공연 '하사 이재구'(황두진 연출)의 원작인 게오르그 뷔히너의 미완성 희극 '보이체크'를 새롭게 매만졌다.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가는 주인공 보이체크와 그의 삶을 옭매는 주변 인물들을 통해 사회적 환경의 냉혹함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10~12일 부산예술회관 공연장에서 누리에 단원들이 공연한다.

강성우·황두진·장경욱 연출
'보이체크' '아마…' '쌀통…'
10일부터 26일까지 줄공연

'연기란 무엇인가' 워크숍도


다음으로 누리에 초대 연출인 황두진 교수(서울예대 공연창작학부)의 '아마도 너는'이 16~19일 용천지랄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사고로 남편을 잃었지만 임신한 아기를 포기하지 않는 새댁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이번이 초연이다. 친정엄마 역할로 과거 누리에 공연에 참여했던 배우 손미나가 함께해 의미를 더한다.

끝으로 23~26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누리에 2대 연출인 장경욱 교수(수원대 문화예술학부)의 '쌀통 스캔들'(사진·김란이 원작)이 관객들을 만난다. 2010년 한국희곡작가협회 신춘문예 당선작(원제 '그녀들만 아는 공소시효')을 새롭게 각색, 주택가에 버려진 쌀통 때문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통해 인간의 탐욕과 우리 사회 모순을 유쾌하게 드러낸다. 
왼쪽부터 강성우, 황두진, 장경욱
공연 외에도 18일과 25일 오후 3시 부산예술회관에서는 황두진, 장경욱 교수가 '연기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무료 워크숍을 연다.

20일에는 용천지랄소극장에서 극단 누리에의 주요작 중 하나인 '사초' 상영회도 진행한다. 강성우 연출은 "2015년 전국연극제 수상 등 좋은 성과를 낸 작품이고 다시 보고 싶어 하는 이들도 많지만 제작 여건상 재공연은 힘들어 공연 영상 상영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극단 누리에는 1997년 당시 부산예대 황두진 교수의 주도로 창단됐다. 황 교수가 서울예대로 자리를 옮기면서 2000년부터 장경욱 교수가 연출을 맡았고, 2004년 장 교수가 수원대로 옮긴 이후 현재까지 황 교수 제자이기도 한 강성우 연출이 바통을 이어가고 있다. 창단 멤버로 창단 공연에서 여주인공을 맡았던 누리에 강봉금 대표는 "운 좋게 지금까지 견뎌왔듯 앞으로도 즐겁게 버텨 나가려 한다"며 "대를 잇는 후배들이 많이 나와, 선배들을 밟고 올라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극단 누리에 창단 20주년 기념 '누리에 연출가전'=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 부산예술회관 공연장·용천지랄소극장. 입장료 각 2만 5000원. 051-621-3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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